일상/이상
[저널] 별들의 침묵 _ 데이비드 웨이고너
뷰에이
2017. 4. 20. 09:04
별들의 침묵
한 백인 인류학자가
어느 날 밤 칼라하리 사막에서
부시맨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
자신은 별들의 노랫소리를
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.
그러자 부시맨들은
그의 말을 믿을 수 없어 했다.
그들은 미소를 지으며
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.
그가 농담을 하고 있거나
자신들을 속이고 있다고 여기면서.
농사를 지은 적도 없고
사냥할 도구도 변변치 않으며
평생 거의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살아온
두 명의 키 작은 부시맨이
그 인류학자를
모닥불에서 멀리 떨어진 언덕으로 데려가
밤하늘 아래 서서 귀를 기울였다.
그런다음 한 사람이 속삭이며 물었다.
이제는 별들의 노랫소리가 들리느냐교.
그는 의심스런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았지마
아무리 해도 들리지 않는다고 대답했다.
부시맨들은 그를 마치 아픈 사람처럼
천천히 모닥불가로 데려간 뒤
고개를 저으며 그에게 말했다.
참으로 안된 일이라고, 참으로 유감이라고.
인류학자는 오히려 자신이 더 유감이었다.
언제부터인가
자신과 자신의 조상들이
듣는 능력을 잃어버린 것에 대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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데이비드 웨이고너
나는 자연에 귀속되었던 적이 있었을까. 지금 나는 자연이 필요하지는 않을까. 일상에서 경이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그 해가 뜨고 지는 순간을 매일 보지 못하여서 그렇지는 않을까. 총천역색으로 변화하는 그 하늘을 보지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. 환한 낮과 컴컴한 어둠만이 존재하는 세상이 아님을 아직도 모르고 있는건 아닐까.
내가 시작하는 하루도 찬란하게 시작되었고, 그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. 오늘도 내일도 그러하다. 그 안에 머무는 우리도 찬란하다.